학창시절, 내 초점은 세속적 성공에 맞춰져 있었다. 사회에서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어서 내가 원하는 세상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고 싶었다. 그러한 생각은 자연스레 권력과 명예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난 어떻게 하면 힘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고민하며 진로를 선택했다. 그러다 위기가 찾아왔다. 학업으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 때문에 몸과 마음이 망가져버린 것이다. 어둠 속에서 가까스로 빠져나온 후, 정신을 차린 나는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성공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무언인지 알게 되었다. 바로 내면이 강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실패에 쉽게 굴하지 않고 외부의 압박과 스트레스를 견딜 수 있는 내면의 힘 말이다. 그리고 성공도 이러한 자기 단련이 선행될 때 비로소 가능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 ..
2016년, 처음 런던의 아침 거리를 보았을 때, 난 활기차고 멋스러운 분위기에 압도되었다. 런던의 중심 홀본에 위치한 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시작하던 첫날, 정장을 쫙 빼입은 런던의 직장인들을 보며 세계 무역과 금융의 중심지에 서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두근거렸다. 그들의 바쁜 발걸음은 나의 아침을 깨우고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다. 내 대학원 생활도 그렇게 설레는 마음과 함께 시작되었다. 한 달, 두 달이 흐르고 어느덧 6개월이 지났다. 처음엔 마냥 신나고 새롭기만 했던 나 홀로 유학 생활도 서서히 익숙해져 갔다. 그리고 같은 일상이 반복되었다. 수업과 과제, 공부, 시험. 혼자 보내는 시간. 낯선 곳에서 느꼈던 처음의 설렘은 점점 타성으로 바뀌어갔다. 매일 아침 서울역처럼 복잡한 리버풀가 역을 통과해 좁..
우리는 분명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택하라고 배웠다. 하지만 현실을 그렇지 못했다. IMF이후 공무원, 공기업 같은 안정성이 최우선 조건이 되었고, 이제는 취업 잘 되는 분야가 대학 학과나 직업 선택의 기준이 됐다. 주위를 둘러보면 ‘덕업일치’를 이룬 사람들은 매우 드물다. 능력이 많은 사람들조차 그저 연봉이 높은 회사라서, 안정적인 직업이라서, 혹은 자신의 전공과 관련된 일이라서 특정 직업을 선택할 뿐이다. 슬프게도 평생 자기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르고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저희 초기 앨범 인트로 중 ‘아홉, 열살 쯤 내 심장은 멈췄다’는 가사가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그 때쯤이 처음으로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고,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 나를 보게 된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 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