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학창시절 제일 친했던 친구를 다시 만났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반가운 마음으로 즐겁게 수다를 떨던 중, TV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개최된다는 뉴스가 흘러나왔다. 그 순간, 친구는 자신은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통일이 가져올 폐해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내겐 충격적인 발언이 아닐 수 없었다. 남북정상 회담이라는 역사적인 순간을 설레임과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지켜본 하루였다. 뜨거운 무언가가 내 속에서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나는 사라져가는 이성을 부여잡고 최대한 차분히 통일이 되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며 친구를 설득하려 애썼다. 하지만 그럴수록 친구의 입장은 더 완고해졌고,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를 끊임없이 내놓았다. 그녀는 정치외교학을 전공한 내가 더 잘 알거라고 말하..
윌리엄 맥어스킬의 를 덮고 나서 내가 자연스럽게 하게 된 일은 두가지였다. 첫째, 내가 올바른 단체에 기부를 하고 있는지 의심해보았고, 둘째, 사람들이 선행을 하는 목적이 무엇인지 근본적으로 생각해보게 되었다. Doing Good Better이라는 원제를 보면 이 책의 핵심이 한번에 와닿는다. 어떻게 하면 착한 일을 좀 더 ‘제대로’ ‘잘’ 할 수 있을까? 윌리엄 맥어스킬은 상세하고 구체적인 조언을 통해 그 방법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원대한 포부가 있는 사람들이라면 분명히 매력적인 주제일 것이다. 저자는 엄청난 돈이 투입된 플레이펌프 프로젝트를 예시로 들며 선한 의도가 예기치 않은 역효과를 가지고 온 사례를 소개한다. 알고 있던 그렇지 않던 우리 모두는 살아오면서 이렇게 ‘무늬만 착..